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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걸 좋아하다 보니 사포질을 하게 될 일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가루가 너무 많이 날리곤 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작업을 해야 하고 가루를 아무리 청소하려고 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분진들은 청소하기도 힘들더라고요. 폐에도 안 좋고 함께 사는 반료묘에게도 안 좋을 것 같아서 샌딩부스를 하나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런데 판매되어지고 있는 샌딩 부스들 가격들을 살펴보니 7만 원~200만 원대 그 이상까지도 되더라고요. 가격도 가격이지만 집이 넓으면 고민 없이 저렴한 샌딩부스로 하나 샀을 것 같은데 더 이상 둘 곳이 없어서 부피가 큰 도구들은 못 사겠더라고요. 그래서 제 상황에 맞게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적당해보이는 투명 폴딩 박스가 보여서 하나 구매해 보았습니다. 크기가 505 ×360 ×300(h) mm 정도 되는 사이즈인데 접으면 높이를 90mm로 만들 수 있어서 보관하기 좋을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접었을 때 뚜껑이 고정이 안 되는 큰 단점이 있었습니다. 접었을 때 뚜껑이 고정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이 박스는 앞면과 뒷면이 열리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열린 부분에 손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좋겠더라고요.
우선 뚫린 부분을 막아야 하는데 뭘로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새로운 재료를 구매하거나 발주를 내서 업체에 맡기기보다는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자작인데 비용을 많이 쓰면 그냥 기성품 사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3D프린터를 이용해서 출력해 보았습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3D 프린터의 최대 출력 사이즈가 150 ×150 ×150 mm 여서 조각조각 내서 출력했답니다.
출력한 출력물들을 조립해 줬습니다. 계획할 때는 본드로 붙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 조립하고 보니 생각보다 튼튼해서 본드는 쓰지 않았습니다.
부품 끝부분에 군데군데 자석을 넣어 폴딩 박스와 붙여줄 계획을 했습니다. 그래서 미리 자석 넣을 공간을 만들어 두었지요. 그런데 폴딩박스에 자석을 붙여보았는데 잘 안 붙더라고요..............? 잘 붙을 줄 알았는데 대실패
그래서 그냥 구멍 뚫어서 볼트와 너트로 연결시켰습니다. 뗐다 붙였다 하는 걸 쉽게 하기 위해서 자석을 사용하려고 했던 거였는데 생각보다 자석이 잘 안 붙어서 그냥 볼트와 너트로 강력하게 고정시키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3D프린트 출력물을 볼트와 너트 이용해서 폴딩박스 앞면에 가림막이 잘 고정되었습니다.
이제 원형 구멍에 넣을 팔토시를 만들어 줄 거예요. 팔토시는 바람막이 만드는 원단을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 전에 뭔가 만들려고 사놨던 원단인데 뭘 만들려고 했는데 까먹고 방치했던 원단을 드디어 사용하게 되었어요. 바람막이 원단은 뭔가 묻어도 털어내면 잘 털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완성된 팔토시. 손목 부분에는 고무줄도 넣어줬습니다.
이제 바깥쪽 링과 팔토시를 연결시켜줍니다. 벨크로를 쓸까 하다가 귀찮아서 그냥 양면테이프로 붙였어요.
링 위치를 맞춘 다음 역시 볼트와 너트를 이용해서 고정시켜 줬습니다. 팔을 넣어봤는데 간격도 괜찮고 팔토시 길이도 괜찮더라고요.
이제 마지막으로 샌딩부스 안에서 사용할 도구에 연결할 전기선을 넣어줄 구멍을 뚫어야 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샌딩 부스 안에서 쓸 도구들은 전기가 필요한 것들이 많아서 전선이 꼭 필요한데 샌딩부스에 전선을 넣을 때 홀캡을 이용할 생각이었습니다. 홀캡을 검색해 보니까 홀캡 하나에 400~500 정도인데 배송비가 3000원이더라고요. 그래서 철물점으로 홀캡을 사러 갔는데 철물점 사장님이 홀캡이 뭔지 모르셨습니다......... 왜죠?
그래서 그냥 홀캡도 3D 프린터로 출력했습니다. 만능 3D 프린터♥
우선 폴딩박스 옆면을 홀캡 사이즈에 맞게 뚫어줍니다. 폴딩박스를 선택할 때 구멍을 뚫어야 하니까 구멍 뚫기 쉬워 보이는 재질로 만들어진 폴딩박스를 골랐었습니다. 그래서 아무 무리 없이 쉽게 구멍을 예쁘게 뚫을 수 있었지요. 그리고 구멍에 홀캡을 끼워줬습니다. 구멍 뚫린 면을 사포로 정리했지만 지저분하게 보이이기도 하는데 홀캡을 껴주면 뚫린 구멍도 깔끔하게 가려진답니다.
이제 뚜껑을 덮으면 얇은 선만 샌딩 부스 안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부분은 가려져서 구멍으로 가루들이 나오는 것을 막아줄 수 있어요.
안쪽에서 고정까지 해주면 홀캡 고정 끝! 이렇게 저만의 자작 샌딩 박스가 완성되었습니다.
자작 샌딩 부스 사용 후기
장점
- 가루가 안 날린다.
- 청소가 쉽다.
역시 샌딩부스 안에서 작업을 하니까 다른 곳으로는 가루가 날리지 않아서 너무너무 좋습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작업하니까 쾌적하고 좋아요. 특히 여름에는 그냥 앉아만 있어도 더운데 마스크까지 쓰면 너무 더웠었거든요. 그리고 가루들이 박스 안에 모여 있으니 청소하기도 너무 좋습니다.
단점
- 박스가 높아서 안을 보기가 힘들다.
- 박스 윗면이 완벽한 투명이 아니라 왜곡되어 보인다.
이건 자작 샌딩부스의 단점인데 박스가 너무 높아서 안쪽을 들여다보는 건 약간 불편하더라고요. 어쩐지 판매되고 있는 샌딩부스들은 손 넣는 곳 위 쪽이 사선으로 되어 있더라고요. 이건 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방석을 많이 깔고 사용하는 걸로 타협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구매한 폴딩 박스가 완전한 투명은 아니어서 약간 왜곡되어 보이더라고요. 위쪽에도 구멍을 뚫어서 투명 아크릴로 바꿔줘야겠어요.
결론:: 싼 가격으로 만든 자작 샌딩 부스 너무 좋으다.
제가 샌딩 부스를 만드는 데 사용한 비용은 폴딩박스 16800원, 볼트 너트 세트 2260원으로 총 19060원입니다. 최대한 집에 있는 재료들을 활용해서 만들어서 19060원으로 샌딩부스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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